신앙문제로 머리가 복잡하다
난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25년을 교회룰 다니며 신앙생활을 하였다. 신실한 신앙생활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굳건히 믿음을 지키고 살아왔는데 22살 무렵에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이젠 의심의 단계를 넘어서 신앙이 깨어지기 직전에 도달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일에 닥칠 때마다 기도를 해왔는데 단 한번도 응답받지 못했다.
성적문제
진로문제
가족문제
정신적문제
등등...
왜 응답받지 못하냐고 상담을 받았더니 말씀에 근거한 기도가 아니라서 그렇다고 답변이 왔다. 그리고 내 정신적 문제는 내 교만을 다스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에게 주신 것이란다. 이상하다. 내 자존감은 항상 바닥이어왔는데? 근데 그렇다니 그냥 그러려니 넘겼다.
아무튼 이 무렵부터 내 믿음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대학에 오고 본격적인 학문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생물학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성경과 심각한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뭐가 옳은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성경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하자 그동안 무시해왔던 것들이 그제서야 떠오르기 시작했다.
성경에서 말하는 지구나이는 6000년 그치만 과학에서 말하는 지구나이는 46억년
성경은 창조론이지만 실상 모든 증거는 진화투성이
등등...
그동안 교회에서는 인간의 지혜로 세상을 바라보지 마라고 배웠고 난 이를 실천해왔다. 그치만, 학문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현상 그 자체인데 어떻게 이를 무시할 수 있을까. 난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다.
여기까지 믿음이 흔들리자 이젠 성경 말씀에까지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여러 의문이 들었는데 그 중 딱 하나 적자면:
사람이 지옥에 가는 이유는 아담과 하와의 죄로 인해 사람이 죄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사실 이 내용에 관해 어렸을 때부터 의문이 있어왔지만 무시해왔는데 이젠 묻고 싶다.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먼 조상이 죄를 지었다는 이유로 내가 왜 지옥에 가야 하는 것잌가.
종강 이후로 난 이런 고민들을 매일 해왔고 이런 고민 때문에 제대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했다. 운동도 제대로 못 했고 공부는 하다 말아버렸다. 고민에 고민만 했고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저 잠만 잤다. 블로그에 글도 못 올렸다. 피폐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거의 두달 가까이를 그렇게 고민만 하다가 더이상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아 오늘 블로그에 내 마지막 기도를 남기려고 한다.
주님 이제 더이상은 모르겠습니다. 길을 보여주세요.
집에서 교회 안나가면 호적 파버린대서 교회는 나가는데 난 오늘 이 기도를 마지막으로 냉담자가 될 예정이다. 언제까지 이런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시체처럼 보내고 싶지 않다. 이 시간 이후로는 더이상 고민을 한 구석에 치워두고 내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